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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 프레젠테이션/스피치 & 프레젠테이션 스킬

말의 호소력을 높이려면 '5가지 강조법(높임, 낮춤, 느림, 늘임, 포즈)'을 버려라

 

 

스피치 강의이나 화술 강의를 보면 흔히 '5가지 강조법'을 소개합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1. 높임 강조

 

'높임 강조'는 말 그대로 특정 단어를 강하게 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 차이코프스키, 도스토예프스키, 노벨,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는 뇌전증을 앓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고 해볼까요?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뭘까요?

 

'뇌전증'이겠죠?

 

그럼 '뇌전증'이라는 단어만 특히 강하게 말하는 것이 '높임 강조'입니다.

 

 

 

2. 낮춤 강조

 

'낮춤 강조'도 말 그대로 특정 단어의 톤을 낮춰서, 즉 약하게 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매출이 절반이나 줄었습니다." 라고 말한다고 해봅시다.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뭘까요?

 

확실히 '줄었다'는 게 핵심이긴 한데, 강하게 말할 만큼 긍정적인 건 아니죠?

 

이럴 때, 오히려 '높임 강조'와는 다르게 톤을 낮춰서도 강조할 수 있다는 겁니다.

 

 

 

3. 느림 강조

 

'느림 강조'는 말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통 건강하려면 '콜레스테롤을 낮춰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라고 말한다고 해볼까요?

 

여기서 '콜레스테롤을 낮춰라'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고 할 때,

 

이 부분만 다른 부분에 비해 느린 속도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겁니다.

 

 

 

4. 늘임 강조

 

'늘임 강조'는 모음을 길게 늘여서 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오늘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라고 말한다고 할 때,

 

'굉장히'의 'ㅚ'를 길게 늘여서 이 부분을 강조하는 거죠.

 

들리는 대로 써보면 "오늘 기분이 괴에~~~엥장히 좋습니다!" 로 들리겠죠.

 

 

 

5. 포즈 강조

 

'포즈 강조'는 강조하고 싶은 단어 앞에서 살짝 쉬어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말을 잘하고 싶으십니까? 말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감정이입'입니다." 라고 말한다고 해볼까요?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뭐죠?

 

'감정이입'이죠.

 

그래서 '바로' 뒤에서 조금 쉬어주고, "'감정이입'입니다." 라고 말하는 겁니다.

 

들리는 대로 써보면, "말을 잘하고 싶으십니까? 말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정적....) 감정이입'입니다." 이렇게 들리겠죠.

 

보통 오디션 프로그램 MC들이 1등을 공개할 때, "1등은 바로~~~~~~~~~~ OOO씨입니다!" 이런 것도 포즈 강조의 일환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자, 간단하게 설명한다고 해놓고 조금 길어졌는데요.

 

이해하셨으면 이제 기억에서 지워버리시면 됩니다.

 

 

 

보통 스피치 강의나 화술 강의에서 이 '말을 리드미컬하게 하는 법'으로 이 '5가지 강조법'을 소개하는데요.

 

저는 반대로 말을 진짜 리드미컬하게 하고 싶으면 '5가지 강조법'을 버리라고 말씀드립니다.

 

이 5가지 강조법은 개인적으로 스피치에 오히려 독이 된다고 봐요.

 

 

 

 

왜 버려야 하는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순서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리드미컬하게 말한다'는 것은 결국 '표현력이 좋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표현력이 좋은' 사람들의 말 속에 '5가지 강조법'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것뿐이지,

 

'5가지 강조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표현력이 좋은'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여성에게 인기가 굉장히 많은 A와 B가 있다고 합시다.

 

여성에게 인기가 많아지기 위해 A와 B의 공통점을 자세히 살펴보니,

 

둘 다 몸이 좋고, 잘 생기고, 돈이 많았습니다.

 

자, 그럼 제가 운동을 해서 몸을 키우고, 성형을 해서 잘 생겨지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봅시다.

 

그럼 여성에게 인기가 많아질까요?

 

물론 그럴 확률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A와 B를 보니까 몸이 좋고, 잘 생기고, 돈이 많았던 것뿐이지,

 

그들이 몸을 키우고, 성형을 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인기가 많아진 게 아니라는 겁니다.

 

 

 

 

아무리 몸을 키우고, 성형을 해서 잘 생겨지고, 돈을 많이 벌어도 '남자로서의 매력'이 없다면 인기가 없는 게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인기가 많아지려면 '남자로서의 매력'을 키워야 합니다.

(여성분이시라면, '여자로서의 매력'으로 바꿔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남자로서의 매력'은 뭘까요?

 

이건 몇 개의 단어로 결코 정의할 수 없습니다.

 

다 같은 것도 아니고요.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VIBE, 즉 '풍기는 느낌'입니다.

 

외모가 별로여도 말을 너무 재밌게 잘해서 그런 VIBE가 생겼을 수도 있고,

 

돈이 많지 않아도 노래를 너무 잘하고, 사람을 대하는 매너가 너무 좋아서 그런 VIBE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이 VIBE 라는 것은 "'이것', '이것', '이것', '이것'만 채우면 돼" 라고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는 외적, 내적인 성장을 통해서 형성되는 그 사람의 인상, 성격, 스타일, 화법 등 모든 게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비유가 조금 길어진 것 같은데,

 

'표현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남자로서의 매력(여자로서의 매력)''표현력'이 되겠고, '좋은 몸', '잘생긴 얼굴', '돈''5가지 강조법'이라 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표현력'이라는 것은 '말에 감정을 실어 생생하게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말의 높낮이', '말의 속도', '포즈'보다 훨씬 훨씬 더 중요한 게 바로 '감정'입니다.

 

'감정'이 먼저여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 Unslpash

 

위에서 '낮춤 강조'에서 예를 들었던 문장을 볼까요?

 

"우리 회사 매출이 절반이나 줄었습니다."

 

자, 여러분이 회사 대표로서 직원들 앞에서 이 말을 한다고 눈을 감고 상상해보세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감정' 상태인가요?

 

다양한 감정이 있을 수 있겠죠.

 

직원들의 나태함이 자주 눈에 띄었다면, 그런 직원들에게 '화'가 날 수도 있겠고요.

 

요즘같이 전염병으로 인해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던 거라면, '화'가 나기보다는 "여러분 조금만 힘 냅시다!" 하고 '응원과 격려'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겠죠.

 

아니면 회사 대표인 자신의 판단 착오로 인해 생겨난 결과라면 '미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죠.

 

 

 

'화'가 났다면, 큰 소리로 호통을 치면서 얘기할 겁니다.

 

'응원과 격려'를 하고자 한다면 담담하게 말하겠죠.

 

'미안한 마음'이라면 조금 더 진중하게 말할 겁니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이 섞여있을 수 있는데, 단순히 '줄었습니다'를 톤을 낮춰서 약하게 얘기하라?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연기를 잘하기로 유명한 '이병헌' 다들 아시죠?

 

배우도 아니고 연기도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 이병헌의 연기를 보면서 말투, 말의 속도, 말의 높낮이를 그대로 흉내낸다면 '이병헌'만한 연기가 나올 수 있을까요?

 

절대 나오지 못하겠죠.

 

왜?

 

이병헌의 말투와 말의 속도, 말의 높낮이가 그 연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병헌 내적으로 쌓인 수많은 내공과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투와 말의 속도, 높낮이는 그 결과물일 뿐이고요.

 

 

 

따라서 '5가지 강조법'을 익힐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깊이 '감정이입'을 하고, 이를 제대로 분출하고 표현해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기'를 배우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감정이입'을 잘 합니다.

 

다만, 그게 카메라 앞이라면,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이라면 긴장되고 떨리고 경직되기 때문에 이입된 감정이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뿐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표현을 제대로 하려면 충분한 연습이 돼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얼굴에는 80개의 근육이 있다고 합니다.

 

이 미세한 얼굴 근육의 움직임 하나 하나, 그리고 목소리의 작은 떨림 하나 하나가 표현력을 결정합니다.

 

이것은 충분한 시간의 연습과 노력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5가지 강조법'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