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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 프레젠테이션/스피치 & 프레젠테이션 스킬

스피치 학원은 정말 도움이 안 될까? - <생각정리스킬>(복주환 著)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지난 포스팅에서 '내용'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했었는데요.

 

▼ 참고

스피치에서 '내용'은 중요하지 않을까? -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한 반론

 

스피치에서 '내용'은 중요하지 않을까? -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한 반론

"스피치에서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걸까요?" 예전 포스팅에서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죠. 바로 이겁니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

royalroadspeech.tistory.com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한 오해로 인해 스피치 교육에서 '비언어적 요소(시각/청각)'의 중요성이 너무 과하게 강조되고 있는데,

 

스피치에 있어서 '비언어적 요소(시각/청각)' '내용적 요소' 모두 동등한 수준으로 중요하다는 겁니다.

 

 

 

저도 나름 스피치를 오래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스피치 내용을 구성하고 논리적인 전개를 만드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도움을 얻고자 최근 복주환 작가님의 <생각정리스킬><생각정리스피치>라는 책을 읽게 됐습니다.

복주환 작가님은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스피치를 하면서 '생각정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 너무나 동의하고, 저 또한 이 책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만, 복 작가님께서 '스피치 학원'에 대해 다소 회의적으로 말씀하신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써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스피치 학원을 다녀보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 YES24

 

 

우선, <생각정리스킬>의 일부를 발췌해 봤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스피치 강사들은 생각정리보다 비언어커뮤니케이션에 집중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내용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보다는 목소리, 제스쳐와 같은 비언어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메라비언의 법칙'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라비언의 법칙이란 미국 UCLA 대학의 심리학 교수 앨버트 메라비언이 그의 저서 <Silent message>에서 비언어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 데에서 유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메라비언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말하고 있는 내용과 목소리 톤, 태도에 모순이 있을 때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대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수치를 내었다.

 

 

 이 결과를 보면 '스피치에 있어서 내용은 거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실제 아직도 많은 스피치 강의에서는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내용보다 비언어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위의 수치를 보면 내용(언어 정보)이 고작 7%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이것은 분명한 오해다. 메라비언 자신도 "나의 연구를 오해하고 있다. 언어의 전달력이 고작 7%뿐이라는 바보 같은 이야기가 있을 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스피치에서는 수치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메라비언의 법칙을 근거로 비언어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스피치 교육을 하고 있다. 비언어커뮤니케이션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도움이 되는 근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다. 어떻게 스피치의 내용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생각정리를 잘해야 스피치를 잘할 수 있다."

 

 

 

이 글을 정리하면,

 

"대부분의 스피치 학원에서 스피치 강사들은 메라비언의 법칙을 오해해 '비언어적 요소(시각/청각)'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내용적 요소를 과소평가하는데, 이것 보다는 오히려 생각정리를 잘해야 스피치를 잘 할 수 있다."

 

라는 말입니다.

 

 

 

스피치 학원을 약 1년간 다녀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두 가지 부분에서 동의합니다.

 

 

 

첫째, 실제로 대부분의 스피치 학원에서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근거로 시각/청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둘째, 내용적 요소에 비해 시각/청각 요소에 대한 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팩트를 통해서 볼 때, "대부분의 스피치 학원에서 스피치 강사들은 메라비언의 법칙을 오해해 '비언어적 요소(시각/청각)'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내용적 요소를 과소평가한다" 까지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것들(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교육)이 스피치를 잘하는 데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가?'

 

'생각정리가 더 효과적인가?' 라고 한다면,

 

그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교육과 '내용적 요소'에 대한 교육의 대상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치학원에 오래 다니면서 본 교육생들의 대부분은 '발표불안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사람들 앞에 서면 너무 긴장되고 떨리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 스피치와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고 '자신감'을 찾는 모습을 많이 지켜봤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청중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컨택과 제스쳐, 미소와 당당한 자세, 힘 있는 목소리를 연습함으로써 많은 분들이 이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복 작가님께서는 김제동씨와 유시민 전 장관님의 사례를 들면서,

 

"발음이 정확하지도 않고 사투리를 써도 이 분들의 말에 우리가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는 논리적이고 구조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김제동씨와 유시민 전 장관님이 청중들의 눈을 못 마주치지는 않습니다.

 

그분들이 (물론 긴장은 하실 수도 있지만) 벌벌 떨면서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분들이 아나운서같이 얘기하시진 않지만 목소리에 힘이 없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분들은 기본적으로 '무대공포증', '발표불안증'은 거의 없으신 분들입니다.

 

작가님께서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웅변대회에서 대상을 타시고, 연극영화과를 전공하면서 배우를 하셨던 분이십니다.

 

'무대공포증', '발표불안증'이 있으신 분은 아니십니다.

 

 

 

저는 '발표불안증'도 있었고, 사람들의 시선과 주목에 대한 공포증도 있었습니다.

 

이런 제가 목소리가 몰라볼 정도로 울림있게 바뀌고, 사람들과 제대로 아이컨택하고 제스쳐를 마음껏 사용해보는 연습을 하면서 무대 위에서의 자신감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만약, 이런 연습과 훈련 없이 열심히 작성한 원고를 스피치하러가서 그냥 읽는다면 어떨까요?

 

청중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원고를 보면서 아무런 시각적 표현도 없이 작은 목소리로 읽는다면 어떨까요?

 

그래도 생각을 잘 정리했으니 청중들이 열심히 들어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스피치학원에 다니시는 분들은 '발표불안증'이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훈련과 연습은 자신감을 상승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스피치학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그런 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내용 역시 중요합니다.

 

반복 말씀드리지만, 내용 역시 비언어적 요소와 동등한 수준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스피치학원을 고민하시는 '발표에 대한 불안증'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학원을 통해 충분히 많은 성장을 하실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사람들 앞에 서서 말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좀 조리 있게 얘기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이라면, 스피치학원을 통한 교육보다는 <생각정리스킬>이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너무 두렵고 떨린다. 자신 있게 자신 있는 목소리로 얘기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이라면, <생각정리스킬>보다는 스피치학원을 통한 교육이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복 작가님께서 지적한 "대부분의 스피치 학원에서 스피치 강사들은 메라비언의 법칙을 오해해 '비언어적 요소(시각/청각)'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내용적 요소를 과소평가한다" 는 부분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피치학원을 통한 교육보다는 '생각정리'를 해야 스피치를 잘할 수 있다"는 명제는 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피치학원과 <생각정리스킬>은 그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피치학원은 '발표불안증'을 겪고 있는 분들,

 

<생각정리스킬>은 '발표불안증'은 없지만 더 조리 있게, 논리적으로 말하고 싶은 분들이 대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스피치학원도 물론 개선이 필요합니다.

 

복 작가님과 같은 '생각정리' 분야의 전문적인 강사님을 모셔와 '생각정리'와 '대본작성법'을 주제로 한 교육 커리큘럼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스피치학원도 충분히 많은 분들에게 '생각정리스킬'과는 다른 방법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스피치학원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글을 보고 본인이 어떤 부류인지를 파악해보시고 교육의 방향을 선택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P.S. 복주환 작가님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작가님의 책을 통해 저 또한 정말 많은 도움을 얻었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스피치학원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던 저로서 <생각정리스킬>과는 다른 학원만의 강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