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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 프레젠테이션/스피치 & 프레젠테이션 스킬

스피치에서 '내용'은 중요하지 않을까? -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한 반론

 

 

"스피치에서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걸까요?"

 

예전 포스팅에서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죠.

 

 

바로 이겁니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에는 시각적 요소가 55%, 청각적 요소가 38%, 내용적 요소가 7%를 차지한다" 는 내용이죠.

 

이 도표를 보면, 내용적 요소가 7%밖에 되지 않아 굉장히 과소평가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즉, "퍼블릭 스피치에서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제스쳐, 아이컨택, 발음, 발성만 좋으면 잘 하는 것처럼 보여"

 

라고 생각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알버트 메라비언

 

사실, 이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 법칙을 발표했던 '알버트 메라비언'이 강조했던 것은 '시각과 청각 요소가 93%만큼 중요하니 내용보다 이것에 더 많은 신경을 써라'는 말이 아닙니다.

 

메라비언은 '내용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그것이 비언어적 요소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말한 겁니다.

 

여전히 스피치 교육원에서는 이 메라비언의 법칙을 토대로 비언어적 요소에 대해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법칙이 비언어적 요소의 엄청난 우위를 강조하기 위한 법칙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리하자면,

 

"내용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비언어적 요소를 그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내용은 중요합니다.

 

정말 매우 많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권위자의 법칙이나 이론을 떠나 순전히 저의 경험을 토대로 보면,

 

확실히 발표 당일 스타일링을 잘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발표 PPT를 깔끔하고 멋지게 만들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청중들과 아이컨택을 자신감 있게 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좋은 목소리를 훈련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발음을 정확하게 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청중들의 반응과 눈빛에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TED

 

Simon Sinek의 TED 강연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 위대한 리더들은 어떻게 영감을 주는가>을 보면,

 

Simon은 이렇게 말합니다.

 

"뇌는 신피질(neocortex)과 대뇌변연계(limbic brain)로 나눌 수 있는데, 신피질은 '분석적인 사고', '이성적인 사고', '언어'를 담당하는 반면, 대뇌변연계는 '감정', '의사결정', '행동'을 담당한다. 객관적 수치와 근거로 사람들의 '이성적, 분석적 사고'를 건드려도 실제로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피치에서의 내용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이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언어적 요소는 사람들의 '대뇌변연계'를 자극하고, 내용적 요소는 사람들의 '신피질'을 자극하기 때문에, 

 

깔끔한 의상과 PPT, 자신감 있는 자세와 아이컨택, 울림있는 발성과 정확한 발음은 청중의 '감정'을 자극해 청중들로 하여금 스피커에 대한 '감정적 호감'을 끌어올릴 수 있고,

 

좋은 내용과 논리적이고 구조화된 내용 전개는 사람들의 '이성적 사고'를 자극해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결론은 둘 다 중요하다는 겁니다.

 

스피치 교육원에서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내용적 요소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메라비언의 법칙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또 지나치게 내용적 요소를 강조하며 비언어적 요소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등한 비중으로 둘 다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에 대한 고민 없이 내용만 알차게 구성한다면 포장지 없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내용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에만 지나치게 신경 쓴다면 알맹이 없는 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스피커가 되기 위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YES24

 

최근 복주환 작가님의 <생각정리스피치>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 이 포스팅을 쓰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복주환 작가님을 존경하고 좋아합니다만,

 

생각정리과 내용 구성만큼이나 비언어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로서

 

이 부분에 대해 한 번 정리해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생각정리스피치>, <생각정리스킬>이라는 책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생각을 포스팅해보고자 합니다!